"미분양 영 안 줄어드네"…용인 처인구 빈집 볕뜰날 올까

입력 2016-07-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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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용인시 처인구의 미분양 수준이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용인시의 주거 중심지에서 벗어난 곳에 위치한데다 교통여건과 배후수요 등이 받쳐주지 않아 미분양 소진이 좀처럼 쉽지 않은 모양새다.

14일 경기도의 미분양 현황에 따르면 용인시 처인구의 5월 말 기준(6월말 작성) 미분양 가구는 총 3299가구다. 같은 기간 용인시의 총 미분양 물량은 총 5328가구로 이 중 처인구 물량이 61%를 차지한다.

남사면에 위치한 대림산업의 'e편한세상 한숲시티'가 1574가구로 가장 많고, 삼가동에 조성된 두산중공업의 '용인 행정타운 두산위브'가 1114가구로 뒤를 잇는다. 이어 △'역북 명지대역 동원로얄듀크' 344가구 △'양우내안애 에듀파크'가 182가구 △'역북 지웰 푸르지오' 81가구 △'우미린센트럴파크' 14가구 등이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 아파트들의 4월 말 미분양은 3493가구로 한 달 동안 겨우 190여 가구가 팔렸다. 감소량은 매달 비슷한 수준이다. 미분양 가구 자체도 많지만 소진 속도 역시 부진하다는 분석이다. 그나마 팔려나가는 대부분의 물량은 'e편한세상 한숲시티' 에서 나온다.

처인구의 미분양 가구가 쉽게 줄지 않는 이유는 이 지역이 수지와 죽전 같은 용인시의 일반적인 거주 중심지에서 벗어난데다 교통여건이 눈에 띌 만큼 받쳐주지 않아서다.

처인구 역북동의 경우 용인시청을 비롯한 용인행정타운, 용인세브란스병원, 용인공용버스터미널, 대형마트 등 그나마 편리한 생활을 갖추고 있어 수요층이 두텁지만 그 외 지역은 이같은 주거환경을 누리기 어려운 입지에 있는 게 사실이다.

실제로 두산중공업이 조성한 삼가동 '용인 행정타운 두산위브'은 준공 후에도 팔리지 않는 악성미분양으로 남아있다. 대부분의 단지가 지난해 분양을 진행한 반면 이 단지는 2011년 4월에 분양을 진행하고 2013년 준공한 후 입주가 시작됐는데도, 지금까지 전체 1293가구 중 86%(1114가구)가 빈집으로 남아있다.

가장 안쪽에 위치해 입지가 떨어지는 1단지 199가구는 분양이 시작된 2011년 이후 지금까지 한 가구도 팔리지 않았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구도심인 삼가동은 별다른 수요층이 없는 지역인데다 당시 분양가도 입지 대비 고분양가였던 것으로 평가됐다"며 "동탄 같은 경쟁지가 많아 실수요층을 뺏긴 점도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용인 행정타운 두산위브'는 전용면적 84㎡기준으로 3.3㎡당 분양가가 적게는 970만원, 많게는 1050만원 선에 달했다.

강남권 등 직장가를 비롯한 서울 진입도 쉽지 않다. 에버라인 삼가역을 이용한 뒤 기흥역에서 환승, 분당선과 신분당선을 이용해 강남역으로 이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1시간 20분. 광화문 등 강북지역 직장가로 이동할 경우 시간은 30분 가량 더 걸린다. 그나마 버스나 자가용을 이용하면 약 1시간 10분 가량으로 줄일 수 있다. 'e편한세상 한숲시티' 역시 강남권 진입에 이와 비슷한 시간이 걸리긴 마찬가지다.

여기다 '용인 행정타운 두산위브'은 전체의 절반이 84㎡ 타입이고 나머지 물량은 120~153㎡ 규모의 대형 평수가 차지한다. 입지와 타입으로 볼 때 미분양 가구 소진에 속도를 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분양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업계는 현재 공사 중인 국도 대체 우회도로(수원신갈IC~대촌)가 내년에 개통되면 경부고속도로로 이동하는 시간이 단축되고,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서울~세종고속도로가 완공되면 서울·수도권으로의 이동이 지금보다 쉬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서울~세종고속도로는 장기적으로 새로운 경부축 주거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다만 나들목(IC)이 어디로 나느냐가 활성화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 다른 분양업계 관계자는 "처인구 주택시장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교통 호재도 좋지만 배후수요를 만들 만한 첨단산업단지 등을 조성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e편한세상 한숲시티'의 미분양이 꾸준히 줄고 있는 이유도 산업단지를 배후수요로 갖고 있어서다"라며 "여기다 해당 지역의 입지와 환경을 살릴 수 있는 아파트 설계와 상품특화만 보장된다면 수요자들의 관심을 지금보다는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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