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레시피] 다시 뜨는 ’창문형 에어컨‘, 폭염 앞두고 인기템 등극

입력 2019-07-11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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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파세코 홈페이지)

'실외기가 필요 없고, 벽 타공이 필요 없고, 배관이 필요 없고, 설치기사 필요 없고. 창문만 있으면 누구나 설치할 수 있는 창문형 에어컨으로 시원하고 쾌적한 여름을 보내세요.' (파세코 창문형 에어컨 홍보 문구)

패션, 식품, 게임, 미디어 등 각종 산업에서 레트로(복고) 열풍이 거센 가운데, 가전업계에도 복고 열풍이 불고 있다. 주인공은 바로 ‘창문형 에어컨’이다.

‘창문형 에어컨’은 사실 30~40년 전 등장했던 에어컨 방식이다. 실외기가 분리되어 있는 현재의 에어컨과 달리 실외기를 본체 내장한 일체형 제품이다. 당시 가정은 물론, 학원이나 오피스 건물의 창문 한 쪽에는 유리 대신 에어컨이 설치된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외관이 좋지 않고 소음이 심해 점차 자취를 감췄다.

하지만, 최근 들어 ‘창문형 에어컨’이 부활하고 있다. 여기에는 ‘1인 가구’로 변하고 있는 사회 시스템이 영향을 끼쳤다. 제품 가격이 저렴한 것은 물론, 별도 배관도 필요 없는 일체형이어서 설치가 간편한 것이 경쟁력이다.

▲1977년산 금성 에어컨 GA-120S(출처=온라인 커뮤니티)

창문형 에어컨이 다시 부활한 이유는 먼저 가격 경쟁력을 들 수 있다. 8~10평 규모의 원룸에 기존 에어컨을 설치하는 경우 최소 60만 원에서 보통 100만 원가량이 소요된다. 여기에 설치비까지 더하면 20만 원 이상의 비용이 더 들 수 있다.

하지만, 창문형 에어컨은 절반 이하에 불과한 30만~50만 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설치할 수 있다. 원룸용으로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난 것. 여기에 별도 배관 공사 등이 필요 없는 것도 비용을 낮추는 요인이다. 이는 다수의 원룸을 보유한 임대인 입장에서도 매력적이다.

즉시 설치할 수 있는 것도 인기를 부추기고 있다. 본격적인 여름철이 접어들면 에어컨 수요가 크게 늘어난다. 보통 7월에 일반 에어컨을 구매하면 여름이 다 끝나는 9월에 설치된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가 나올 정도. 하지만, ‘창문형 에어컨’은 오랜 시간 기다릴 필요 없이 곧바로 설치할 수 있다는 게 유통가의 설명이다.

이전도 쉽다. 벽걸이 에어컨이나 스탠드 에어컨, 시스템 에어컨을 한 번 설치하면 이사할 때 다시 가져 가기 쉽지 않다. 하지만, 창문형 에어컨은 탈착이 손쉬어 이사할 때도 부담이 적다.

최근 홈쇼핑에서는 창문형 에어컨의 인기가 대단하다. 현대홈쇼핑은 올 5월 파세코의 창문형 에어컨을 첫 론칭한 이후 4회 방송 만에 5300여 대를 판매했다. 방송마다 매출 목표를 초과 달성, 현재까지 총 29억 원의 누적 주문액을 기록할 정도로 가전 히트상품으로 떠올랐다.

(출처=11번가 홈페이지)

LG전자의 창문형 에어컨도 주목받고 있다. LG전자는 창문형 에어컨을 생산하지만, 주로 저소득 국가를 위주로 판매한다. 국내의 경우 프리미엄 마케팅을 주로 하는 만큼, 창문형 에어컨은 시장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

하지만, 국내에서 LG 창문형 에어컨이 입소문이 나면서 해외직구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LG전자 창문형 에어컨은 해외직구로 구매할 경우 20만~30만 원대로 구입할 수 있으며, 다양한 모델이 있어 선택권도 넓다.

미국 LG전자 사이트나 아마존 등에서 ‘LG Window Air Conditioner’로 검색하면 LG전자의 창문형 에어컨을 손쉽게 찾을 수 있다. 물론 이들 제품은 해외 현지 환경에 맞춰 출시된 만큼 국내에서 이용할 경우 변압기를 사용해야 한다. 또한 해외배송인 만큼 다소 시간도 소요된다.

하지만, 이런 불편함을 감수하고도 저렴한 가격에 대기업 에어컨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해외직구의 인기는 점점 커지고 있다.

물론, 창문형 에어컨의 단점도 있다. 가장 큰 단점으로 꼽히는 것은 소음이다. 과거 국내에서 창문형 에어컨이 사라진 이유도 바로 소음 문제가 컸다. 아무래도 실내기와 실외기가 일체형으로 설계된 만큼 소음을 막기 어려운 구조다. 다만 최근 출시되는 제품들은 과거보다 소음을 크게 줄였기 때문에 소음에 너무 민감하지 않다면, 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외부에서 볼 때 창문형 에어컨이 건물의 미관을 해친다는 지적도 있다. 단, 최근 출시되는 창문형 에어컨은 전용 거치대까지 갖춰 이런 문제를 최소화했다. 거치대도 4만~7만 원 수준이어서 큰 부담이 없다.

벽걸이나 스탠드 에어컨 등에 비해 냉방 효율이 다소 떨어지는 것도 어쩔 수 없는 단점 중 하나다. 하지만 최근 제품의 경우 창문 바깥 방향으로 컴프레서를 설치, 열기를 창문 바깥으로 내보낼 수 있게 설계해 냉방효율을 상당 부분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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