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기자가 만났다] 잼라이브 잼누나, MC김해나 “나는 잼러들의 행복전도사!”
입력 2019-03-07 09:54   수정 2019-03-07 10:05

▲“국가대표 라이브 퀴즈쇼! 잼라이브! 여러분 안녕하세요! 여러분의 잼누나 잼언니 김해나입니다” (김정웅 기자 cogito@)

저녁 9시. 정각이 가까워져갈수록 모바일 퀴즈쇼 잼라이브의 채팅창이 올라가는 속도가 폭발적으로 빨라진다.

잼라이브를 기다리는 수많은 ‘잼러(잼라이브 유저의 애칭)’들은 타는 목마름으로 각자가 원하는 진행자가 나타나라고 외친다.

“잼아저씨 나와라!!” “잼오빠 가즈아!!!” “이번엔 제발 잼누나!!!”

대망의 카운트다운이 끝나고 잼라이브의 시작을 알리는 ‘잼~!’ 소리가 울려퍼진다.

“국가대표 라이브 퀴즈쇼! 잼라이브! 여러분 안녕하세요! 여러분의 잼누나 잼언니 김해나입니다”

5일 잼라이브 스튜디오에서 잼러들이 사랑하는 잼누나, MC 김해나를 만났다.

▲5인의 잼라이브 진행자. 왼쪽부터 잼아저씨 김태진, 잼오빠(잼형) 서경환, 잼누나(잼언니) 김해나, 잼사원 이호철, 잼송이 허송연. (출처=유튜브 캡처)

지난해 2월 6일부터 스노우가 서비스를 시작한 ‘잼라이브’는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퀴즈쇼 애플리케이션이다. 매주 월~목요일은 오후 9시, 금요일엔 오후 8시 30분, 주말과 공휴일에는 오후 2시와 오후 9시 2차례에 걸쳐 총 주 9회의 퀴즈쇼를 생방송으로 진행한다.

매회 100만 원 이상, 최대 2000만 원의 상금을 걸고, 최후의 10번 문제까지 살아남은 잼러들이 상금을 나눠 갖는 방식이다.

잼라이브는 잼아저씨 김태진, 잼오빠(잼형) 서경환, 잼송이 허송연, 잼사원 이호철, 그리고 잼누나(잼언니) 김해나가 번갈아가며 진행을 맡고 있다. 어떤 진행자가 나올지는 방송 송출 순간까지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누가 등장할지 가슴 설레며 기다리는 것은 잼라이브의 묘미 중 하나다.

진행자들의 별명에 모두 '잼'이 붙은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이들이 잼라이브 '잼'의 8할 이상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퀴즈가 진행되는 중간중간에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채팅을 읽으며 참가자들과 쌍방향 소통을 주고받는 것이 이 퀴즈쇼의 가장 큰 매력이다. 아마 대부분의 잼러들이 퀴즈가 없는 잼라이브는 상상할 수 있어도, 잼아저씨ㆍ잼오빠ㆍ잼누나ㆍ잼사원ㆍ잼송이 없는 잼라이브는 생각조차 할 수 없을 것이다.

▲'오늘 잼라이브에서는 어떤 드립을 칠까?'. 리허설 중 생각에 잠긴 잼누나. (김정웅 기자 cogito@)

◇앉으나 서나 잼라 드립 생각…프로페셔널 웃음사냥꾼 잼누나

김해나는 잼라이브가 시작된지 한달 뒤인 작년 2월 말부터 잼라이브의 ‘잼누나’, ‘잼언니’로 합류했다. 여러 경제방송에서 프리랜서 아나운서로 일하던 김해나는 잼라이브 론칭을 앞둔 같은 해 1월, 국내에 없던 모바일 퀴즈쇼가 생겨난다는 소식을 듣고 오디션에 참가했다고.

“솔직히 말하면 오디션 참가할 때까지 무슨 서비스인질 몰랐어요. 모바일로 퀴즈를 생방송 진행한다고는 들었지만 도저히 감이 안 잡혔죠. 국내엔 이런 라이브 퀴즈쇼가 없었잖아요.”

쟁쟁한 기상캐스터, 아나운서들이 가득했던 잼라이브 오디션 현장이었다. 하지만 2015년부터 경제방송에서 산전수전 거치며 쌓아 온 생방송 경험에, 타고난 드립 잠재력(?)이 얹어진 김해나는 경쟁자를 제치고 잼누나로 발탁될 수 있었다.

대망의 첫방송. 긴장감에 전날 밤 한숨도 못자고 나선 방송에서 “짠↗(?) 여러분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라는 갈라진 이탈음을 시작으로 잼라이브에서 처음 모습을 선보였다.

당시 1만4000여 명의 시청자들에게 낯선 ‘잼누나’. 처음으로 해보는 모바일 라이브 퀴즈쇼, 역시나 처음으로 마주해 보는 인정사정없이 솟구치는 채팅창, 시간에 맞춰 진행해야 하는 대본 속의 퀴즈, 그 와중에 머릿속으로 빠르게 구상해야하는 애드립까지…. 김해나는 불가능해 보이는 이 15분여간의 첫 전쟁을 다행히 큰 실수 없이 끝마칠 수 있었다.

▲2018년 2월 28일, 잼누나 김해나의 첫 잼라이브 출연장면. (출처=유튜브 캡처)

‘아, 이건 노잼누나였다.’

첫 잼라이브를 마친 뒤 모니터링을 했던 잼누나의 소회였다고.

“첫 잼라이브는 지금도 가끔씩 봐요. 첫방송인데 큰 실수 없었으니까 그래도 잘했다고는 생각하지만요(웃음). 풋풋한 느낌이 있기도 한데, 아무리 봐도 처음엔 잼러들과 함께 놀 줄 모르는 MC였던거 같아요.”

잼누나로 어느덧 1년이란 시간이 지났지만, 김해나는 첫 방송에서의 ‘노잼누나’를 곱씹으며 초심을 잃지 않으려 노력한다. 요즘엔 앉으나 서나 어떻게 하면 잼러들을 더 웃길 수 있을 지에 대한 생각만 가득하다고.

“채팅에 ‘ㅋㅋㅋ’가 적은 날엔 집에 돌아가는 길에 ‘더 웃겼어야 했는데…’하는 생각으로 머리 속이 가득 차요. 잼라이브는 잼러들과 MC가 주고받는 드립의 ‘티키타카’가 퀴즈 진행만큼이나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오늘 또 드립 재탕했지…’, ‘오늘 루즈했지…’라는 생각이 들면 남은 하루가 불만족스러워요. 이젠 TV예능을 보면서도 ‘저 드립 진짜 웃기다 나도 잼라에서 써먹어야지’하는 생각을 한다니까요.”

도대체 얼마나 더 웃기고 싶기에…. 아무리 웃겨도 잼러들의 ‘ㅋㅋㅋ’에 목말라 하는 잼누나인가보다.

▲"잼러들의 'ㅋㅋㅋ'는 잼누나에게 힘이 됩니다. 더 많은 'ㅋㅋㅋ'를 보내주세요!" (김정웅 기자 cogito@)

◇오늘도 ‘나의 절친’ 잼러들에게 행복을 전하기 위해…

“내가 진행하는 15분 간의 잼라이브가, 어쩌면 잼러 한 사람에게 큰 의미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인스타그램에 어느 잼러가 다이렉트 메세지(DM)를 보냈다고 한다. ‘잼누나, 저 이번에 처음으로 이직하는데 적응을 못할까봐 정말 많이 걱정했거든요. 근데 이직하자마자 잼라이브하면서 동료들이랑 완전 친해져서 인싸됐어요! 잼누나 덕분이에요!!’

어느날은 이런 DM도 있었다고 한다. 이 DM을 보낸 잼러는 가족간에 서로 말수가 적은 집안에 살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날 가족들이 하나 둘씩 잼라이브를 시작하고, 함께 문제를 맞추면서 어느샌가부터 가족끼리 이야기를 많이 주고받는 화기애애한 집안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잼누나가 "촉촉한 비눗방울이 제 피부랑 비슷하네요!"라는 내용의 리허설을 하고 있는 모습. 잼러들의 삶이 행복해 지는 잼라이브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김정웅 기자 cogito@)

“나태해지거나 해이해질 때마다 이런 DM들을 봐요. 저에게 잼라이브를 ‘그냥 돈 버는 일이구나’가 아니라 ‘어쩌면 잼러들의 삶을 행복하게 바꿔갈 수도 있는 일이구나’하고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고마운 마음들이에요. 가끔 새벽감성에 DM들을 읽으며 코끝이 찡해지기도 하죠.”

잼누나는 잼러들을 엄~청 자주 만나는 절친으로 생각한다고. 보통 절친과 편히 말하다보면 음이탈이 나기도 하고, 갑자기 난데없는 웃음이 빵터지기도 하지 않던가. 보통은 그걸 보고 ‘친구야 너 사고쳤어!’라고하진 않는다. 잼라이브 속 잼누나와 잼러들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잼라이브를 ‘방송, 그 이상의 무언가’로 만들어주는 요소는 바로 이런 부분에 있다고 한다.

“웃거나 대사 까먹고, 목소리 갈라지는 정도로는 잼라이브에선 방송사고로 안 쳐요. 채팅이 쉬지 않고 쏟아지기 때문에 읽어주기만 해도 오디오가 비는 일도 없구요. 저도 이제 잼러들이 짖궂은 농담을 하면 ‘네, 님 차단’하고 장난치기도 해요. 이런거 정말 친근한 친구끼리나 주고받을 수 있는 장난이잖아요. 친구로 느껴지지 않을 수가 없다니까요?”

잼누나는 잼러들이 남긴 채팅 중에 가장 웃겼던 드립 하나를 소개했다.

“2월 14일, 밸런타인데이에 귀엽고 예쁘다기보단…기괴한 편에 가까운 컵케이크 옷을 입고 진행한 적이 있었어요. 근데 어떤 잼러가 ‘언니! 지금 PD님한테 협박 당해서 강제로 컵케이크 옷 입은거면 얼른 윙크해줘요!’라고 하는 거에요. 너무 웃겨서 얼른 윙크를 하면서 ‘나 나이 서른인데 협박 당해서 컵케이크 입었습니다…여러분 구해주세요!’라고 했죠. 저도, 잼러들도 함께 빵터졌었어요. 다시 생각해도 웃기네요.”

▲"언니, 협박 당해서 그 옷 입고 있는 거면 윙크를 해주세요!"라는 잼러의 드립을 보고 실제로 윙크를 하며 구해달라고 맞받아 치고 있다. (출처=유튜브 캡처)

◇“마지막 잼러 1명이 남는 날까지…잼누나로 함께 하겠습니다”(단, 출연료는 필수)

잼라이브가 자신의 ‘인생 생방송’이라고 말하는 김해나. 잼누나가 된 이후로 김해나의 인생 모든 것이 바뀌었다고.

“잼라이브 시작하면서 인스타그램에 파란색 공식 계정 인증마크가 생겼구요. 그렇게 갖고 싶었던 네이버 인물정보도 바로 만들어졌어요. 정적으로 흘러가던 제 인생에서 잼라이브 덕분에 너무 많은 호사들을 누린다고 생각할 때가 많아요.”

네이버 인물정보에 김해나는 아나운서로 표기돼 있다. 여러 기사에서도 아나운서 김해나로 많이 알려져있지만, 김해나는 본인을 MC로 불러주기를 원한다.

“아나운서라고 하면 보다 진중하고 차분한 이미지잖아요. 이젠 전 스스로 거의 MC로 전향했다고 생각해요. 잼라이브를 진행하면서 제겐 이게 이런 생방송 진행 MC가 잘 어울린다는 걸 깨닫게 된 거죠. 나중에 ‘여자 유재석’이라는 별명이 생기는게 제 꿈이에요. 하하하(큰 웃음)”

▲저녁 9시면 만나 함께 웃으며 시간을 보내던 잼누나, 그리고 잼언니로 기억되고 싶다는 MC김해나. (김정웅 기자 cogito@)

지금은 몇 만명의 잼러가 함께하는 잼라이브. 하지만 아주 먼 미래에 시청자가 점점 줄어 혹시라도 잼라이브가 서비스를 종료하게 된다 하더라도, 그 순간까지 김해나는 잼누나로서 함께할 거라고.

“잼라이브에서 저를 자르지만 않으면, 마지막 1명의 잼러가 남는 그 순간까지 저는 절대로 잼라이브를 떠나지 않을 거에요. 아, 근데 출연료는 받아야하는데…? 푸하하! 농담이에요! 잼누나, 김해나는 끝까지 잼라이브와 함께 하겠습니다!”

잼러들에게 김해나는 어떤 ‘잼누나’로 기억되고 싶은지를 물으며 인터뷰를 마무리 지었다.

“그냥 퀴즈 내주던 MC? 이렇게 기억되는 건 저에게도, 잼러들에게도 너무 슬픈 일이에요. 저는 약속한 저녁 9시마다 15분 동안 함께 웃는 시간을 보내던 정겨운 잼누나, 혹은 잼언니로 기억되고 싶어요. ‘잼누나 만나는 시간만큼은 웃음이 나왔는데…’라고 기억되면 정말 좋겠네요! 잼러 여러분, 저 열심히할게요, 앞으로도 잼라이브 많이 많이 즐겨주세요!”

▲잼라이브, 앞으로도 많이 사랑해주세요! (김정웅 기자 cogi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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